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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도 지켜야하는 내 재산은 누가 지키나

| | 실버 경제학

나이가 들어도 지켜야하는 내 재산은 누가 지키나

치매로 인해 계좌가 작동하지 않거나 자산이 무단 유출되는 사례가 현실화되고 있다
가정과 정책 차원에서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숫자가 보여주는 비가시적 위험

최근 정부의 전수조사 결과 치매 관련 자산 규모가 154조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GDP의 6.4%에 달하는 수준이다. 치매 진단을 받은 사람은 약 124만 명, 이들 가운데 자산을 보유한 사람이 76만 명(61%)에 이른다. 단순히 환자 수의 문제가 아니라 자산의 규모와 구성 때문에 사안의 심각성이 확대된 상태다.

자산 구성은 특히 주목할 지점이다. 부동산 비중이 74.1%로 약 114조 원을 차지하고, 금융자산이 21.7%로 약 33조 4천억 원 규모다. 이 구조는 치매로 인해 가족이나 본인이 의사결정을 하지 못할 때 자산 운용과 처분이 동시에 마비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매매·임대·상속·대출 등 일련의 경제활동이 중단되는 결과가 빚어질 수 있다.

동결을 넘어선 자산 유출 위험

더 위험한 부분은 단순한 동결만이 아니다. 판단력이 떨어진 틈을 타 일상적 금융거래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사례가 확인됐다. 고령자 계좌에서 거액이 인출되는 사건이 보고된 바 있으며, 이는 내부 관리의 부재와 외부 사기의 결합으로 발생하는 유형이다. 예컨대 도움을 요청하는 상황에서 도장을 찍어달라거나 단순 인증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접근해 계좌를 조작하는 방식이다.

누구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

세대별 체감은 엇갈린 양상이다. 노년층에게는 건강 문제와 함께 생존을 위한 생활비·의료비의 연속성이 위협받는 이슈다. 자녀 세대에게는 향후 증여·상속 과정에서 자산의 관리·보호 문제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부동산 중심의 자산 구성은 가계 단위의 유동성 경색을 초래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지역 부동산 시장의 거래 침체로 연결될 소지도 있다.

당장 확인할 세 가지 실무 점검 사항

개인과 가족 단위에서 우선 점검해야 할 핵심 항목은 세 가지다.

  • 가계의 ‘돈 열쇠’ 위치를 문서화하고 가족에게 공유하기. 은행 로그인 정보, 자동이체 명세, 주요 계약서류의 보관 위치를 비공개가 아닌 신뢰할 수 있는 선에게 알리는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
  • 신탁·후견制度를 미리 검토하기. 치매가 진행된 이후에 대비하는 수단을 사후에 마련하려 하면 절차적·법률적 제약으로 실효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은행권의 치매 신탁 상품과 공적 후견 제도를 사전에 검토해 두는 것이 유리하다.
  • 공공의 치매 재산관리 지원 서비스 이용 가능성 사전 확인. 올해 4월부터 관련 서비스가 본격화되며 대상 요건과 지원 범위가 정립되는 흐름이다. 우리 가구가 우선 대상인지 미리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치매안심재산관리지원서비스의 역할과 한계

치매안심재산관리지원서비스는 치매로 인해 자산 운용이 어려워진 이의 필수 지출이 중단되지 않도록 공공이 신탁 형태로 집행을 돕는 구조다. 국민연금공단이 신탁 계약의 집행을 지원해 의료비·약값·간병비·공과금과 같은 고정지출이 유지되도록 설계된다. 예를 들어 78세 어르신이 치매 진단을 받아 자동이체 관리가 중단되는 상황에서 일부 자산을 신탁으로 묶어 생활비 집행을 보장하는 방식이다.

다만 이 제도는 재테크 수단이 아니라 복지·보호 장치라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 수익 극대화 목적의 금융상품이 아니라 생활의 연속성을 보장하는 안전장치 성격이다. 우선 대상은 기초연금 수급권자와 경제적 학대 우려가 큰 경우 등이며, 초기에는 2026년 목표로 약 750명을 지원 대상으로 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운영 주체의 재원·인력·사후 관리체계가 확대되어야 실효성이 확장될 수 있는 구조다.

거시적 관점에서 본 파급 효과와 전망

치매머니의 규모가 향후 더 커질 가능성은 현행 인구 구조와 고령화 흐름을 고려하면 명백하다. 정부 자료상으로는 2050년에는 관련 자산이 약 488조 원까지 늘어날 전망으로 제시된다. 이 규모는 단순한 가계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유동성·자산관리 인프라의 문제로 귀결된다. 부동산 중심의 자산 잠김은 지역 경제의 거래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금융 자산의 비효율적 유출은 가계 재무 건전성 악화로 연결될 수 있다.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실무적 권고

시행 가능한 대응 방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법적 위임장·비상연락망·자동이체 명세 등 핵심 정보는 신뢰할 수 있는 가족 또는 전문기관과 공유하는 절차를 정형화할 것. 둘째, 신탁이나 사전후견 등 법적 도구를 치매 진단 이전에 상담하고 도입 가능성을 타진할 것. 셋째, 금융기관에서 제공하는 치매 관련 신탁 상품과 공공의 치매안심재산관리지원서비스의 대상·절차·수수료 구조를 비교해 가장 적합한 보호 장치를 선택할 것.

마지막으로 강조할 점은 단일 대책으로 해결되기 어렵다는 현실이다. 가정 단위의 예방 조치, 금융권의 상품 설계, 공공의 지원망 확충이 병행돼야 실질적 보호막이 형성된다. 개인은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오늘 당장 가족 간의 ‘돈 관리 시나리오’를 점검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권장된다.